올 마지막 中 ‘배터리’ 보조금 명단…또 韓 배터리 제외

2년째 제재 지속돼 내수용 사업 중단하고 2020년 준비 체제

한국만 쏙 빼놓고…중국 배터리 국수주의

한국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자동차가 올해 마지막 중국 정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도 배제됐다. 2년간 이어진 제재로 우리 업체들은 이번에서 사실상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다만 보조금이 폐지되는 2020년 이후를 겨냥한 중국 현지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화신식부(공신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2018년 12차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대상을 발표했다. 순수전기차 57개사 105개모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8개사 16모델, 수소연료전지차 7개사 12모델 등 모두 133개 제품이 새로 선정됐지만 한국 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한 친환경차는 목록에서 빠졌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초부터 24차례에 걸쳐 전기차 보조금 리스트를 발표했지만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은 매번 제외 돼 왔다. 이번 발표는 올해 마지막 보조금 리스트가 될 확률이 높다.

보조금 재개의 신호탄으로 기대를 모았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탑재 베이징벤츠 PHEV 모델은 이번에도 리스트에 들지 못했다. 지난 5월 먀오웨이 공신부 장관은 이 모델이 보조금 지급 전 단계인 형식 승인을 통과했다고 확인했다. 지난 10월 형식승인을 신청한 삼성SDI 삼원계(NCM) 배터리 탑재 화물차 2종도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육성 정책과 사드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로 2년 가까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중국 업체들이 5년 정도 앞선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따라잡을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중국 정부가 한국 업체들에 규제에 나선 결과다. 여기에 사드 문제까지 겹치면서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중국 사업이 완전히 막혔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사실상 현지 내수용 사업을 중단하고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사업재개를 노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을 2016년 대비 지난해 20% 삭감했고, 올해는 30%, 내년에는 40%로 단계적으로 축소한 후 2020년에는 완전히 폐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제재가 지속되면서 현지 법인조차도 보조금 문제는 관심에서 멀어진지 오래됐다”며 “사실상 현재 내수 판매보다는 2020년 이후를 준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이 최근 난징에 2조원을 들여 중국 제2배터리 셀공장 설립을 결정한 것도 2020년를 준비하는 성격이 강하다. 지난 10월 착공한 이 공장은 내년말 완공해 단계적으로 생산능력을 연간 32GWh(순수전기차 53만대)까지 확충한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중국 합작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함께 장쑤성 창저우시에 7.5GWh 규모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시안공장에서 중대형 배터리 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SDI도 사업 재개 시점을 준비하며 생산능력을 높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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