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구글 매출 3위 '트릭스터M' 흥행은 하는데...리지니가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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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잇코리아 / 진병훈 기자] 현재 범람하고 있는 국내 모바일 게임들,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장르들이 대부분 NC소프트의 ‘리니지’ 영향력 아래 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모든 포맷이 거의 동일하다고 느끼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

 

지금까지 인지도 높은 연예인들까지 동원해 내놓은 메이저 개발진의 MMORPG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패턴이 동일했다. 업그레이드와 보상이 꾸준히 반복되고, 랜덤박스 또는 확률 시스템을 통해 ‘현질’을 유도하는 흐름은 국내 모바일 게임 세계에서 이제는 정석으로 통하고 있다.

 

그래도 모바일 게임에서 선두주자로 통하는 NC소프트의 신작이라면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양산형 게임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었다.  ‘트릭스터M’은 여타 국내 모바일 게임들과 하등 차이가 없어 보여서 굳이 NC소프트의 브랜드를 언급할 이유도 없다.

 

트릭스터M의 가장 아쉬운점은 트릭스터M만의 독창성이 떨어진다는 것
트릭스터M의 가장 아쉬운점은 트릭스터M만의 독창성이 떨어진다는 것

국내에 출시되고 있는 모바일 게임 패턴은 너무 비슷한데 ‘트릭스터M’을 경험해 봤다면, 리니지가 보인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 리니지2M을 서비스하며 축적한 노하우가 총 집약된 게임이 바로 ‘트릭스터M’이었다. 이용자 인터페이스(UI)부터 변신에 해당하는 패션, 펫 뽑기, 아카데미로 이름이 바뀐 컬렉션 요소 등 리니지를 플레이 해봤다면 듀토리얼도 필요없다.

 

게임은 격투가, 복서, 주술사, 사서, 엔지니어, 고고학자, 자산가, 크리에이터 중 한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 어느 캐릭터를 선택하든 스토리나 시스템에 별 의미는 없다. ‘별 의미’가 없다고 확신하는 건 그만큼 시나리오에 소홀해 보였기 때문이다. 안전 요원, 비밀 요원, 인어 아가씨, 파라오 소년, 복서 등 인과관계라고는 전혀 상관없는 캐릭터들이 줄줄이 나오니 당연한 결과였다. 사실 개발진은 이 게임을 제작할 초기부터 특별한 이야기를 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트릭스터M 캡쳐화면
트릭스터M 캡쳐화면

게임 내 캐릭터가 스스로 <트릭스터>라는 것이 그저 체감형 게임이라고 소개하는데, 고대 알테오 제국의 유적지로 추정되는 까발라 섬 지역의 ‘포세이돈의 축복’을 찾는 것이 주된 목표라고 말한다. 이 보물을 찾으면 트릭스터의 돈 까발리에 회장의 유산을 우승 상금으로 받는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들어봐도 시나리오에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는 점이 보인다. ‘포세이돈’이나 ‘알테오’, ‘까발라’ 등 낯익은 단어들이 조합되어 있고, 회장의 유산이 우승 상금으로 이어지는 그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다.

 

아마도 어니스트 클라인의 ‘레디 플레이어 원’을 떠올린 것 같은데 당연히 책이 얘기하고자 하는 디스토피아와 그 속에 담긴 사랑과 어드벤처, 두뇌 게임 등은 투영되어 있지 않다. 그저 자동 전투로 설정해 놓고, 캐릭터가 원하는 자원을 채취하고, 전투에서 승리하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트릭스터 보석샵 캡쳐화면
트릭스터 보석샵 캡쳐화면

이 게임도 여러 업그레이드와 보상이 준비되어 있는데 딱히 눈에 띄는 부분은 없다. 모든 국내 모바일 게임들이 그렇듯이 이 게임 역시 업그레이드와 보상이 반복된다. 전투 역시 자원 채취를 핑계로 반복되는데 이미 기존 메이저 개발진의 게임에서 경험한 적이 있었다.

 

약재를 찾아야 한다는 제조사의 조언을 듣고 바로 코앞 언덕을 점프해서 재료를 찾거나, 재료가 버섯 몬스터(?)로 설정돼서 전투에 들어가는 등 이야기의 뼈대조차 보이지 않고, 시나리오가 허전해 보여서 적잖이 당혹스러웠다.

 

‘트릭스터M’은 그만큼 황당한 전개는 없지만, 캐릭터 부분에서 의아한 점이 있었다. 앞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비밀 요원, 파라오 소년, 권투 선수, 인어 공주 등 아무리 체감형 게임이라는 전제를 둔다고 해도 전혀 인과관계 없는 캐릭터들의 등장은 이 게임이 정말 메이저 개발진의 제작을 거쳤는지 의문이 갈 정도다.

 

‘트릭스터’가 이미 2014년 PC MMORPG로서 서비스를 종료했다는 사실이 눈에 띄었다. 개발진에서는 원작을 재해석하여 모바일 게임의 특성을 넣었다고 하는데 직접 플레이한 입장에서는 그저 가챠 시스템을 중점으로 한 국내 모바일 게임들과 하등 차이가 없었다.

 

 

리니지를 보는듯한 컬렉션 시스템
리니지를 보는듯한 컬렉션 시스템

 

패션 컬렉션과 펫까지 리니지 향기가 난다
패션 컬렉션과 펫까지 리니지 향기가 난다

레벨 디자인이나 그래픽은 어떨까? 이상하게도 NC소프트의 브랜드에 걸맞지 않게 모든 것이 낡아 보였다. ‘바람의 나라’라는 게임이 매출이 높았던 덕분인지 픽셀 그래픽을 그대로 옮겨 사용했는데 2D 도트가 워낙 디테일하지 못 해서 잡몹들의 형태도 제대로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캐릭터들 디자인 역시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봐 왔던 미연시(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종류가 많이 보였다.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건 캐릭터들의 대사 내용이었다. 자기가 NPC라서 활동을 못 한다는 대사는 노골적으로 스토리는 무시한 채 랜덤박스 또는 확률 시스템 시스템에만 몰두하겠다는 것이다. 그래도 국내 모바일 게임들 중에는 영웅의 합성 시스템을 활용하거나 턴제 시뮬레이션 장르를 곁들여서 어느 정도 개성을 추구하는 콘텐츠도 있지만 트릭스터M은 리니지의 장점만 받아들인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성이라고 한다면 몰입할 수 있는 기능적 요소가 충분해야 한다. 게이머가 식상하지 않도록 새로운 콘텐츠가 계속 이어져야 하고, 반복적인 요소가 다소 있더라도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하는 의무도 있다. 이 게임을 포함해 요즘 출시되는 국내 모바일 게임들은 대부분 자동 진행 방식을 선택하면서 보상 시스템에만 몰두하고 있다.

 

물론, 이미 구글매출 3위를 찍은 것과 같이 트릭스터M은 실패하기 어려운 게임이다. 구글매출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리니지의 장점만 쏙 뽑아 제작된 IP 게임이 바로 트릭스터M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게이머가 느끼고 있는 것처럼 트릭스터M은 리니지의 향기가 나 독창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재미와 다양성 측면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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