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모뎀 사업 완전히 접는다! 애플에 이어 미디어텍에 모뎀 사업 매각
미디어텍, 인텔 모뎀사업부 인수로 삼성과 격차 벌려
노트북용 모뎀 사업·통신 관련 IP도 대만 미디어텍에 양도
[갓잇코리아 / 송성호 기자] 인텔의 통신 모뎀 솔루션 사업은 2010년 인피니언 무선 사업부를 14억달러(약 1조 8천억원)에 인수하면서 관련 사업을 진행해왔다. 애플이 퀄컴과 라이선스 분쟁에 들어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인텔은 3G 통신모뎀과 4G 통신모뎀을 애플 아이폰에 탑재하면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2019년 애플이 퀄컴과 분쟁을 끝내고 합의한 직후 인텔은 스마트폰용 모뎀 사업 부문을 애플에 넘겼다. 이후 인텔은 노트북용 모뎀을 대만 미디어텍 등과 협업해 생산해왔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인텔은 모뎀 분야 사업을 약 13년만에 놓게 됐다. 인텔의 5G 모뎀 사업부 일부를 인수한 대만 반도체 설계기업 미디어텍은 덩치를 빠르게 불리고 있다.
미디어텍은 10여년 전만 해도 중저가형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에 특화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해 퀄컴을 제치고 연간 모바일 AP 시장 1위를 차지했다. 5G 통신칩 분야에서도 경쟁사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반면, 삼성 최초의 반도체설계 전문 사업부인 시스템LSI는 지난 2017년 독립 사업부로 분사한 후 ‘조용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 빠르게 점유율 높이는 미디어텍…삼성전자 제치고 1위 퀄컴도 위협?

지난 26일(현지시간) 미디어텍은 인텔의 노트북용 5G 통신칩을 비롯해 모뎀사업부를 인수했다. 애플에 모바일 디바이스를 대상으로 한 통신모뎀 사업부를 넘긴 이후 그간 유지했던 남은 모뎀 관련 사업을 미디어텍이 인수한 것이다. 이로써 인텔이 보유하던 노트북 PC를 중심의 4G, 5G 모뎀칩 사업 자산과 설계자산(IP)이 모두 미디어텍으로 넘어간다.
모뎀칩은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의 통신 기능을 담당하는 제품으로 미국 퀄컴이 시장의 절반을 장악해왔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퀄컴은 지난해 8% 포인트 끌어올리면서 3분기 통신칩 매출 점유율 62.3%로 1위를 차지했다. 미디어텍은 26%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는 6.1%의 점유율로 3위에 그쳤다.
모어댄무어 등 외신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PC나 다른 기기용 무선 모뎀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디어텍이 인텔 노트북용 모뎀 사업을 인수후 사업 영역을 얼마나 더 확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 애플 자체 설계 모뎀 아이폰16에 탑재할까?
인텔의 노트북 모뎀 철수 결정은 생각보다 쉬웠을 수 있다. 인텔은 작년 4분기 매출이 32% 감소한 140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6억 6400만 달러 순손실로 적자 전환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트북용 모뎀 사업부를 유지하는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모뎀 사업부를 유지하는 비용 부담은 덜면서 관련 IP를 협업사인 미디어텍에 넘기며 일정 부분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인텔 모뎀 사업을 넘겨받은 애플도 아직 퀄컴 모뎀을 쓰고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자체 설계한 모뎀 칩의 발열과 성능 문제로 아이폰16에 탑재될 것이라는 루머만 돌고있는 상황이다. 애플은 퀄컴에서 전량 공급받던 모뎀 칩에서 벗어나 자체 칩 개발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인텔 모뎀 사업부를 2019년 인수한 이후 다음 해부터 관련 개발을 지속했으나 기술 개발에 난항을 겪어왔다.
인텔은 모뎀이 지원되는 소위 셀룰러 PC 분야 역시도 성장 잠재력이 낮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 추정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팻 겔싱어 인텔 CEO가 투자 대비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 사업부문을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회사를 견실하게 바꾸고 있다고 긍정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