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K콘텐츠에 5조원 투자한다는데...국내 OTT 대안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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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는 적자 회복이 우선…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내야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해외 OTT 콘텐츠에 대규모 투자

 

[갓잇코리아 / 송성호 기자] 불과 20년도 채 안된시기에 우리가 TV를 보는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본방을 기다리거나 학교 다녀온 뒤 TV를 켜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는지 찾아봤던 과거의 모습은 사라지고 모바일 기기와 PC를 통해 원하는 영상을 시간, 장소에 관계없이 시청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최근 OTT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OTT는 Over the top의 약자로 인터넷을 통해 영화, TV 방영 프로그램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로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웨이브, 티빙 등이 있다. 문제는 엔데믹을 맞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대한 관심이 식으면서 생존경쟁이 치열해졌다.

 

OTT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낮아진 것은 월간활성사용자수(MAU)의 감소를 통해 알 수 있다. MAU의 축소는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던 시점부터 일어났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글로벌 OTT 넷플릭스의 MAU는 1241만2118명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해 4월에는 1153만2927명으로 줄어들었다. 디즈니플러스도 같은 현상을 겪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 웨이브 등 국내 주요 OTT는 저마다 해외진출 전략을 세우고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한정돼 있고, 글로벌 OTT의 공세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한 생존책은 해외로 활로를 넓히는 거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지고 있는 만큼 큰 투자 없이도 구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시장을 공략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흑자는 커녕 적자의 늪에 허덕이는 국내 OTT


 

흑자는 커녕 적자의 늪에 허덕이는 국내 OTT
흑자는 커녕 적자의 늪에 허덕이는 국내 OTT

국내 OTT 사업자들은 1년 전만 해도 ‘1~2년 안에는 흑자를 내지 않겠나’라는 희망을 얘기했다. 하지만 상황은 호전되기는 커녕 더 나빠졌다. 티빙·웨이브·왓챠 등 3사의 영업손실 합계는 2020년 385억원에서 2021년 1568억원, 작년에는 2959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러나 이용자 수는 ‘엔데믹’과 함께 제자리 걸음하거나 오히려 역(逆)으로 향하는 흐름이다.

 

한국법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7732억원, 영업이익은 142억원이다. 이마저도 콘텐츠 원가를 조정해 막대한 수익을 해외로 이전하고, 이익을 줄여 법인세를 덜 내려는 ‘꼼수’란 의혹을 산다. K-콘텐츠 투자도 거침없다. 전 세계 2억3000만 가구의 구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에는 ‘가성비’ 높은 투자처다.

 

국내 콘텐츠가 외국 콘텐츠 제작사 대비 가성비가 높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K-콘텐츠 산업에 25억달러(3조30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영상 콘텐츠 산업 투자유치 사상 최대 규모이다. 향후 3년간(2023~2025년) 콘텐츠 전문인력 1만명을 양성해 잠재력 있는 인재가 산업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반면 국내 OTT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외 눈에 띌만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투자가 늘어날수록 적자 폭도 커지는 상황을 수년째 지켜봤음에도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가 투자가 많은 상황에서 국내 OTT가 콘텐츠 투자를 멈출수 없는 상황이라는게 업계의 전언이다. 현재 국내에서 돈을 버는 OTT는 글로벌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유일하다.

 

티빙·웨이브·왓챠 등 3사의 영업손실 합계가 크게 불어났다
티빙·웨이브·왓챠 등 3사의 영업손실 합계가 크게 불어났다

 


■ 미국의 방송 시장과 OTT 시장은 어떻고 국내 OTT의 방향은?


 

미국시장 OTT 점유율 현항
미국시장 OTT 점유율 현항

글로벌 가입자 기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는 넷플릭스도 이처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정책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아 하는 모습이다. OTT 사업의 주요 수입원인 가입자가 이탈하는 게 두려운 이유이다. 넷플릭스를 따라잡기 위해 콘텐츠 ‘쩐의 전쟁’에 뛰어든 국내 OTT 상황은 더 어렵다.

 

가입자 확보를 위해 콘텐츠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넷플릭스도 힘겨워하는 마당에 국내기업은 가입자 확대가 더욱 요원한 상황이다. 이에 적자폭이 매해 늘어나고 있으며,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까지 늘어나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거기에 경쟁 OTT는 계속해서 투자를 늘려가면서 국내 OTT가 나아갈 방향까지 고민해야할 때이다. 티빙은 지난해말 KT 시즌과 합병해 규모를 키웠지만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왓챠도 사실상 M&A 시장에 나와있는 상황이며 적자 규모를 확대 하는 모습이다.

 

반면, 국내 출시 1주년이 지난 ‘슈퍼 루키’ 디즈니플러스가 올해 말과 내년 안에만 K- 오리지널 콘텐츠를 13편 이상 공개하기로 선언하면서 오징어게임과 디피(D.P.), 지옥, 수리남 등의 K-콘텐츠 히트로 글로벌 OTT 1위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는 넷플릭스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디즈니플러스는 마케팅이나 저렴한 요금제 대신 킬러 콘텐츠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OTT 시장은 새로운 가입자 확보도 중요하지만 가입자 해지 방어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료방송보다 이용자의 고착화가 진행되지 않은 OTT 시장에서는 이용자의 선택권이 높아져 서비스를 자주 이동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다. OTT 해지에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출시 빈도, 추천 알고리듬 등 서비스가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국내 OTT가 가입자를 지키면서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결과를 만들어낼지 아니면 합병하는 방향으로 고민을 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 넷플릭스 사용자수 현항
국내 넷플릭스 사용자수 현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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